마음속으로 추위와 신경전을 펼치다가 일요일 오후에 꽤나 포근한 날씨에 기회를 잡고 망원지구를 방문했어요.
갈까 말까 망설이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타협을 한게 지렁이를 한통 사서 원투나 던져보자 하고 찾아갔지요.
속력을 내려고 자전거의 안장을 높이고는 허공에서 힘찬 발길질을 하며 홍제천과 불광천의 합수머리에 도착할때쯤
멀리서 보기에 난지지구 측면은 전멸이고 망원지구쪽을 가보니 다행히 원투낚시를 하시는 분들이 두분 계시더군요.
내리자마자 숨을 진정시키면서 담배하나를 물고는 뽀인트를 탐색하지만 원투낚시는 수다떠는 맛이 있어야 제맛이기에 최대한 그분들 곁으로 붙었어요.
원투대는 바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450 사이즈의 긴대 한대를 준비해가서 장타를 노려보지만 앞쪽에 비어있는 보트들이 물살과 바람에 떠밀려서 괜시리 삑살나서 보트 유리라도 깨면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까봐 자제했습니다. ^^;;
던져놓고 나니 심심해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멀뚱멀뚱 초릿대만 쳐다보는데 목도 뻐근하고 역시나 체질에 안맞는 원투낚시 ㅠㅠ
그래도 간만에 긴 작대기를 들고 넓은 한강에 신나게 내려꽂으니 스트레스는 제대로 풀고 왔네요.
당분간 손시려우니 평일에는 퇴근 후에 자전거타고 원투나 가지고 놀까봐요. ㅎㅎ
떠있는 가지바늘 두개와 삼각추 아래에 하나 총 3개의 목줄을 연결하도록 채비를 해놔서 요로코롬 지롱이를 맛나게 꼽았어요.
지렁이는 청지렁이도 3천원에 판매하지만 시기가 시기인만큼 불필요한 지출이라고 생각해서 일반지렁이 1500원을 구입했답니다.
늘상 지렁이는 500원어치도 사용하지 못하고 남기기 때문에 버리긴 아까워서 끝나고 집으로 가져와서 양파껍질 조금 잘라서 넣어두고 싱싱고에 몰래 넣어놨답니다. ^^;